포항 영신중 학생 투신사건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다!

김상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8/13 [07:23]

[다경뉴스=김상연기자] 김건우 학생 학모 정지영은 8월 6일 아이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호소글을 배포했다.

 

지난 3월 25일 포항영신중학교 5층에서 투신한 중학교 3학년 김건우(15) 군의 어머니가 “아이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진실을 알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했다. 

 

▲ 포항 영신중 학생 투신사건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다!     © 김상연기자

 

故 김건우 군의 어머니인 정지영 씨는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포항 영신중 학생 투신사건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다. 12일 오전 11시 기준 3.909명이 동의 의사를 밝혔다.

 

당시 경찰에 따르면 건우 군은 이날 2교시 도덕 시간 교사에게 “야한 책 아니냐, 수영복 입은 여자 사진은 뭐냐”는 꾸지람을 들었다. 도덕 교사가 감기로 수업을 못 해 자습을 하던 중이었다. 

 

김 군은 책에 관해 설명하려 했으나 교사는 설명 듣기를 거부했고, 20분 동안 교탁 인근에서 얼차려를 실시했으며, 옆 친구에게 책을 던져주며 더 야한 그림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시켜 주변 학생들의 비웃음을 사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체육 시간이 끝날 때쯤 김 군은 운동장에 나가지 않고 혼자 남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당시 중학교 폐쇄회로TV(CCTV)에는 김 군이 4층 교실과 5층 복도를 오가며 고민한 흔적이 나온다. 김 군의 도덕 교과서엔 "살기 싫다", "학교에서 따돌림당하기 좋은 조건으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내가 잘못은 했지만, 무시 받았다", "(책을 빌려준) 친구는 혼내지 말라"라는 유서 형태의 글이 적혀 있었다.

 

고인은 투신 직후 포항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으나 중증외상센터가 있는 경북대병원으로 전원을 권유받았고, 경북대병원 도착 후 심정지가 와서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당일 오후 5시 3분께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선생님이 아이의 해명을 들어주었더라면 어땠을까, 선생님이 모든 층을 다 순회했으면 어땠을까, 선생님이 (체육 시간에) 출석을 불렀으면 어땠을까”라며 “이제는 소용없는 일이지만 이랬다면 또는 저랬다면 다른 결과가 있었을까, 아이가 살 수 있었을까 반추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아이가 죽는 순간 매번 나도 같이 죽는다.

 

우리 가족은 모두 마음이 죽었다”라고 적었다. 이어 학교 안에서 학생 인권에 반하는 일상적인 폭력 행위를 이야기하며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또 다른 학생이 희생되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사건 발생 4개월여가 지난 6일 고인의 어머니 정지영 씨는 영신중학교와 학교법인 벽산 학원이 학생 투신사건에 대해 ▶무성의한 대응에 정중한 사과 ▶학생 사고 당일 사실관계를 시간대로 서술한 문서로 만들어진 자료의 제공 ▶신뢰성 있는 제3기관에 의뢰하여 학생 인권침해 사례에 대해 조사 ▶교육 당국은 교사에 의한 일상적 폭력 행위가 있었는지 포항영신중학교와 사립재단 학교 감사 ▶제2의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 수립할 것을 주장했다.

 

국민청원 청원 글 게시 6일 만에 4,000여 명이 동참했으며 청원 기간은 오는 9월 5일까지다.

 

다음은 청원 글 전문이다..........

 

포항 영신중 학생 투신사건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

 

지난 3월 25일 포항 영신중학교에서 투신한 故 김건우 학생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어 청원을 올립니다. 

 

경북 포항에 사는 두 아들의 엄마입니다. 올해 중3에 올라간 작은 아들이 새 학년에 올라간 지 16일 만에 학교에서 투신하여 피투성이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침에만 해도 밝게 인사를 하며 집을 나섰던 막내였는데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기에 죽음을 선택해야 했을까요. 아이가 죽음에 이른 상황에 대해 해당 교사의 설명을 듣고 싶었지만, 학교는 법적 대응을 핑계로 성의 없는 면피성 대응만 일삼았습니다.

 

아이가 곁을 떠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남은 가족들은 학교의 대응에 분노가 치밀어 올라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창자가 끊어진다는 느낌을 글자 그대로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부디 제 글을 읽고 청원에 동참해주셔서 아이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진실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포항영신중학교는 김건우 학생 투신사건에 대한 무성의한 대응에 정중히 사과하라!

▶ 학생 사고 당일 사실관계를 시간대로 서술한 문서로 만들어진 자료를 제공하라!

▶ 신뢰성 있는 제3기관에 의뢰하여 학생 인권침해 사례를 조사하라!

▶ 교육 당국은 교사에 의한 일상적 폭력 행위가 있었는지 포항영신중학교와 사립재단 학교 감사하라!

▶ 제2의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 수립하라!

 

사건 당일 상황 

→ 참고로 학교 측은 자세한 경위에 관해 이야기해주지 않아, 대부분은 경찰 관계자에게서 들은 정보입니다.

 

3월 25일 2교시, 도덕 교사가 감기에 걸린 탓에 수업 대신 자습시간을 갖자고 했습니다. 아들은 요즘 아이들 세대에 유행인 라이트 노벨(판타지 소설)을 읽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도덕 교사는 음란서적을 봤다며 꾸지람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는 “선생님! 제가 설명할게요” 하며 항변을 하려 했는데 선생님은 설명 듣기를 거부했고, 그 후 도덕 교사는 "야한 책 아니냐, 수영복 입은 여자 사진은 뭐냐"라고 하며 벌로 20분 동안 교탁 인근에서 공개적으로 얼차려를 시켰다고 합니다. 또한, 옆 친구에게 책을 던져주며 더 야한 그림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시켰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아이는 동급생들로부터 여러 번 비웃음을 사게 되었습니다.

 

이후 다음 시간인 3교시 체육시간, 운동장에 나가야 했지만, 아들은 4층 교실에 홀로 남아 유서를 썼습니다. "살기 싫다", "학교에서 따돌림당하기 좋은 조건으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내가 잘못은 했지만, 무시 받았다", "(책을 빌려준) 친구는 혼내지 말라" 등의 내용을 도덕 교과서 표지에 남겼습니다. 이후 고민을 하던 건우는 5층에 올라가 20분 넘게 망설였습니다. 이후 4층으로 내려와 체육수업을 받고 있던 친구들을 10분 정도 지켜본 후,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이 교실로 돌아오자 5층 계단으로 향했고 투신을 했다고 합니다. 

 

학교의 무성의한 대응 

추후 CCTV를 확인해보니 그 시간에 교감 선생님이 순회했지만 4층까지만 하고 5층은 순회를 하지 않았습니다. 건우가 교실에서 나가 5층에 올라간 시간과 교감 선생님이 건우 반 교실을 확인한 시간의 차는 1분이었습니다. 저는 아이의 사건이 일어난 후 모든 순간들을 조각 맞춤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아이의 해명을 들어주었더라면 어땠을까….

교감 선생님이 모든 층을 다 순회했으면 어땠을까….

체육 선생님이 출석을 불렀으면 어땠을까….

 

이제는 소용없는 일이지만 이랬다면 또는 저랬다면 다른 결과가 있었을까?, 아이가 살 수 있었을까? 반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아이가 죽는 순간 매번 저도 같이 죽습니다. 우리 가족은 모두 마음이 죽었습니다.

 

큰아들, 작은아들 두 아이가 다닌 학교였습니다. 열여섯 살 아이에게는 교실이 자기 세상의 전부였고, 학교가 삶의 전체였을 것입니다. 아이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국어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가장 존경하는 선생님이라는 질문에 도덕 선생님이라고 적어둔 것을 보고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가장 존경한다는 선생님에게 존재를 부정당한 것은 사춘기 아이에게는 생을 버릴 만큼의 충격이었을 테지요. 저는 아이가 체육 시간에 유서를 쓰고 반 친구들의 수업을 바라봤을 때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매 시간마다 순간마다 되뇌며 살고 있습니다. 

 

- 왜 도덕 선생님은 학생에게 제대로 된 해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을까요? 

- 왜 체육 선생님은 수업에 학생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확인조차 하지 않았을까요? 

- 왜 기자는 멀쩡한 아이를 ‘관심 학생’이라는 있지도 않은 단어를 만들어 기사를 썼을까요?

- 왜 학교는 교사와 학교의 잘못들을 덮고 가리려고만 할까요?

 

아이가 죽어 피투성이가 돼서 돌아왔는데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부모조차 아무 설명도 듣지 못하는 게 포항영신중학교입니다. 학교라는 조직과 법의 잣대 뒤에 숨어 유가족의 고통과 슬픔을 외면하고 있으며, 건우의 일을 하루빨리 없던 일로 만드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무책임하고 기만적인 교육자들의 모습에 이게 학교이고, 이게 선생인가 싶습니다.

 

장례식 이후 

아이를 차디찬 냉동고에 계속 두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 4월 30일 장례를 치렀습니다. 성당에서 장례식을 마친 후 영정사진을 안고 영신중학교를 방문하였습니다. 혹시라도 건우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괴로워할지도 모를 친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나눔으로써 반 친구들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교실은 텅 비어있었습니다. 반만 텅 비어있었던 것이 아니라 3학년이 있던 4층 자체가 텅 비어있었습니다. ‘내가 이런 비인간적인 학교에 아이를 보냈었구나’ 하는 생각에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인사를 하고 싶다는 항의를 하는 도중에 쉬는 시간 종이 울렸지만, 복도에는 학생들의 통행을 통제하는 선생님만 서 있었습니다. 마지막에는 건우의 반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기는 했지만 차가운 학교 측의 태도는 또 다른 생채기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또다시 외면하는구나…. 학교가 건우를 두 번 죽이는구나!’ 싶습니다.

 

청원을 부탁드립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포항 지역에 대한 만감이 교차합니다. 포항영신중학교, 영신고등학교는 학교법인 벽산 학원이 운영을 하는 사립학교입니다. 이 지역 내에서 억압적인 교육 분위기, 성적이 최고의 목표인 학교로 아주 유명합니다. 이 전 이사장은 경북권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입니다. 의원직을 하면서 부인에게 이사장 자리를 넘기고 갔습니다. 많은 사람이 법적인 대응을 시작할 때 ‘달걀로 바위 치기’ 일 것이라 이야기했습니다. 지역 내 토착화된 세력들이 많아 언론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 저는 정말 그 말이 사실 일 줄은 몰랐습니다. 포항에서 아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습니다. 

 

건우가 죽고 난 후, 스마트폰에 남겨진 친구들과의 대화를 보았습니다. 영신중에서는 학생 인권에 반하는 일상적인 폭력적 행위들이 만연해있었습니다. ‘선생님께 맞아서 혹이 생겼다.’, 어떤 학생은 ‘아파서 수업을 빠지게 될 것 같다’라고 하자 다른 학생들이 ‘수행평가 하는데 안 오면 맞을 거냐’는 걱정을 합니다. 이렇게 직·간접적인 폭력을 통해 학생들을 통제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를 적대적으로 만드는 경쟁과 응징 위주의 영신중·고교씩 교육법은 건우뿐 아니라 제2의 건우를 만들어내는 썩은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마지막 희망은 이 청원 글입니다. 부디 청원에 동참해주셔서 아이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또 다른 학생이 희생되지 않을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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