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 이윤정 시] 부모의 길

이성철기자 | 기사입력 2019/10/31 [02:01]
▲ 청량 이윤정 시인     

부모의 길

 

알맹이를 키우고 보호하기 위해

겉에 가시를 걸친 밤송이도

속이 차고 익으면 스스로 알갱이를 내 놓고

빈 껍질로 돌아 가 썩을 줄 안다

썩을 줄 아는 자만이 어머니의 길로 가라

밤송이처럼, 씨 감자처럼, 조개처럼

미련 없이 살뜰히 썩을 줄 모른다면

부탁한다, 어머니의 길로 접어들지 말라

나를 썩혀 주는 것이 사랑이고, 모정이다

 

이런 산이라면 아버지의 길로 가라

용맹하여 산 메아리가 쩌렁 쩌렁 울리고

골이 깊고 군데군데 즘게가 버티고 서서 자라는,

그러나 겨드랑이 밑에 고운 진달래 피게 두고

발아래의 것들을 함부로 짓밟지 않고

굽어 살필 줄 아는 그런 

산이면 아버지의 길로 가라. 

이성철기자

세상에 오직 두 가지 힘만 있다, 검과 기백이다, 길게 보면 검이 언제나 기백에 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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