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울진군민은 몰랐다…한울원전 붕산수 외부 누출과 ‘원전 안전정보’의 경고사용후핵연료 이송 중 붕산수 외부 누출…사고보다 정보 미공개가 더 큰 불신을 만든다[다경뉴스=김상연 기자] 2026년 8월 3일 오전 10시 16분. 한울원전 6호기의 사용후핵연료를 신한울 2호기로 옮기는 과정에서 붕산수 일부가 외부로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울진군의회 원전관련특별위원회 등 3개 기관의 공동 성명에 따르면 사고는 현장 운전원의 오조작 과정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을 둘러싸고 지역사회가 더욱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사고 발생 자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고 사실과 안전정보는 왜 지역주민에게 신속하고 충분하게 공개되지 않았는가.
울진군의회 원전관련특별위원회와 울진군 한울원전환경감시위원회, 한울원자력안전협의회가 27일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명명백백한 진상규명을 촉구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원전 사고 논란을 넘어 원전 안전정보를 누가, 언제, 어떤 기준으로 주민에게 공개할 것인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지역사회에 던지고 있다.
■ 사고 발생 후 무엇이 있었나…지역사회는 왜 즉시 알지 못했나
공동 성명에 따르면 한울원전 6호기의 사용후핵연료를 신한울 2호기로 호기 간 이송하는 과정에서 현장 운전원의 오조작으로 사용후핵연료 선적조에 있던 붕산수 일부가 외부로 누출됐다.
3개 기관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사고 발생 및 최초 인지 시각, 누출 원인과 누출량, 누출 범위, 회수·처리 과정, 방사선 및 환경 영향 등에 대한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가 문제 삼는 핵심은 사고가 발생한 이후 누가 언제 사고를 인지했고, 어떤 판단과 절차를 거쳐 지역사회에 즉시 공개되지 않았는지다.
이에 따라 3개 기관은 원안위와 한수원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원안위는 이번 사고를 언제 최초로 보고받았는가. 최초 보고 내용에는 붕산수 외부 누출 사실이 포함됐는가. 원안위는 사고를 인지한 뒤 어떤 판단과 절차를 거쳐 즉시 공개하지 않았는가. 한수원은 붕산수 외부 누출 사실을 언제 인지했으며, 지역주민에게 신속하게 알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단순한 행정 절차상의 문제가 아니라 원전 인근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알권리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이 지역사회의 주장이다.
■ “안전정보는 기관이 선택적으로 공개할 대상 아니다”
공동 성명에 참여한 3개 기관은 원전 안전정보의 공개를 사업자나 규제기관의 재량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원전 안전정보는 사업자나 규제기관이 사고의 경중을 자의적으로 판단해 공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단순한 내부정보가 아니다”며 “원전 안전에서 정보의 투명성은 선택이 아니라 신뢰의 최소 조건”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사고나 이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어떻게 공개하고, 주민들이 어떤 정보를 제공받으며, 누가 안전성을 검증하는가 역시 원전 안전체계의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이번 사고가 사용후핵연료 이송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가 안전정보 공개를 더욱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운전원의 오조작과 붕산수 외부 누출이 발생했다면 사고의 규모와 관계없이 발생 경위와 안전성 평가 결과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지역사회 신뢰를 유지하는 기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사고보다 더 큰 불신은 ‘정보를 알지 못하는 것’
원전 주변 지역주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사고 그 자체뿐만 아니라 사고 이후의 대응이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하고 주민과 관계기관이 함께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면 불필요한 불안과 각종 의혹을 줄일 수 있다.
반대로 사고 정보가 늦게 공개되거나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다면 사고의 규모와 관계없이 지역사회의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공동 성명에서 3개 기관이 ‘정보 미공개 경위’와 ‘책임 소재’를 집중적으로 요구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원전 안전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는 단순히 “안전하다”는 설명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무슨 일이 발생했고, 왜 발생했으며, 어떤 조치를 했고, 주민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할 때 비로소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
사업자와 규제기관이 사고의 경중을 판단해 공개 여부와 범위를 결정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주민들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체계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주민 참여 조사기구 요구…“기관 조사만으로는 안 된다”
울진군의회 원전관련특별위원회와 울진군 한울원전환경감시위원회, 한울원자력안전협의회는 이번 사고에 대해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전수조사기구를 즉각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사고 조사를 한수원이나 원안위 등 기관 내부의 판단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지역사회의 요구로 풀이된다.
주민이 조사 과정에 참여하거나 조사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사고 원인과 대응 과정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3개 기관은 한수원에 대해 ▲붕산수 외부 누출 발생 및 최초 인지 시각 ▲누출 원인 ▲누출량 ▲누출 범위 ▲회수·처리 과정 ▲방사선 및 환경 영향 자료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한울본부에는 사용후핵연료 호기 간 이송을 즉각 중단하고 동일·유사 설비에 대한 전수점검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사람의 실수가 발생하더라도 오조작과 누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인터록 등 기술적·설비적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도 담겼다.
■ 원안위와 한수원, ‘공개 과정’을 답해야 한다
이번 공동 성명의 핵심 요구 가운데 하나는 사고 발생 이후 정보가 지역사회에 전달되는 과정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다.
3개 기관은 원안위 위원장과 한수원 사장에게 사고 관련 정보가 지역주민에게 신속하게 전달되지 않은 경위와 당시 정보공개 판단 과정, 책임 소재를 밝히고 울진군민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하다. 사고는 언제 발생했는가. 누가 언제 사고를 인지했는가. 사고 정보는 어떤 과정을 거쳐 지역사회에 전달되지 않았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고가 주민 안전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다.
이 질문들에 대해 원안위와 한수원이 객관적인 자료와 조사 결과를 통해 명확하게 답해야 한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요구다.
■ 원전 안전의 새로운 기준은 ‘주민에게 먼저 알리는 것’
울진군은 한울원전과 함께 살아가는 대표적인 원전 소재 지역이다.
따라서 원전 안전은 특정 기관의 업무를 넘어 울진군민 전체의 일상과 생존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이번 붕산수 외부 누출 사고를 계기로 원전 안전정보 공개체계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개 기관은 앞으로 원전에서 안전과 관련된 이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기관이 판단해 필요할 때 알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안전 관련 이상 발생 시 신속하게 알리고 주민에게 검증받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전 안전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투명한 정보공개와 주민의 알권리, 그리고 주민이 검증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한울원전 붕산수 외부 누출 사고는 이제 단순한 사고 발생 여부를 넘어 원전 안전정보 공개의 기준과 주민 신뢰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고의 발생 경위와 누출 관련 자료, 정보공개 과정, 책임 소재, 재발방지대책이 명확하게 밝혀질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원전 안전에서 침묵은 신뢰를 만들지 못한다. 이번 사건이 울진군민들에게 남긴 가장 큰 질문은 결국 하나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언제 진실을 알 수 있는가.” 이번 한울원전 붕산수 외부 누출 사고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한 번의 사고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사고가 어떻게 발생했고, 누가 언제 이를 인지했으며, 왜 지역사회에 신속하게 알려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또한 누출량과 누출 범위, 회수·처리 과정, 방사선 및 환경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 역시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원전 안전정보 공개체계가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전 안전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신속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주민들이 그 과정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는가. 그것 역시 원전 안전의 중요한 기준이다. <저작권자 ⓒ 다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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